본문 바로가기
보통날의 일본 이모저모/일본 소식

조용히 일하고, 조용히 떠나는 시대 — 일본 '조용한 퇴사' 현상

by Botonger 2025. 4. 28.
반응형
일본 조용한 퇴사

일본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퍼지는 '静かな退職(조용한 퇴사)' 현상

 
최근 일본 사회에서는 '静かな退職(시즈카나 타이쇼쿠)', 직역하면 "조용한 퇴사"이라는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회사를 실제로 퇴사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 대한 기대를 거두고 주어진 일만 조용히 해나가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특히 20~30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으며, 일에 인생을 걸지 않고 사생활과 워라밸을 중시하는 가치관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1. '조용한 퇴사'란 무엇인가

 
'조용한 퇴사'는 말 그대로 퇴사하지 않고 회사에 남아 있으면서도, 더 이상 높은 평가나 승진을 위해 무리하지 않는 태도를 말합니다.
맡은 일은 책임감 있게 수행하지만, 추가적인 열정, 헌신, 희생을 강요받는 것에는 응하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소극적 저항처럼 보일 수 있으나, 개인의 삶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자기 방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2. 왜 일본에서 '조용한 퇴사'가 확산되고 있을까

 
1) 코로나19 이후 가치관 변화
팬데믹을 겪으며 많은 이들이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에 모든 것을 바치기보다는, 건강, 가족, 취미 등 자기 삶을 더 소중히 여기는 흐름이 강해졌습니다.

2)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신
장기 불황과 고령화 사회 속에서, 열심히 일해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이 젊은 세대들에게 깊은 허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과거처럼 "회사에 충성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무너진 것입니다.

3) 과중한 업무와 번아웃
일본 기업 문화 특유의 긴 근무 시간과 과도한 업무 부담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젊은 세대들은 번아웃을 경험한 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조용한 퇴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

 
1. 긍정적 시각: 개인의 삶과 워라밸 중시
많은 네티즌들은 '조용한 퇴사'를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건강한 선택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의 '일중독' 문화에서 벗어나 자신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열심히 일해도 보상이 없는데, 왜 무리해야 하나요?"
"회사에 모든 걸 바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조용한 퇴사'를 실천하는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장래의 수입에 대해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했습니다.

2. 부정적 시각: 조직 내 협업과 생산성 우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조용한 퇴사'가 팀워크 저하와 업무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특히, 관리직이나 경영진은 이러한 현상이 조직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조용한 퇴사는 팀의 사기를 떨어뜨립니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불공평한 부담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조사에서는 '조용한 퇴사'를 실천하는 직원 중 약 4할이 직장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 상사들은 이러한 직원들이 팀의 연대감을 저하시킨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YouTube에서 '静かな退職'를 검색해 가장 상위권에 노출된 영상의 실제 댓글을 확인해보았습니다.
예상과 달리 부정적인 반응이 거의 보이지 않아 다소 놀랐습니다.
네거티브한 의견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담담하거나 공감하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xXdN9s4uR0&t=189s

 

조용한 퇴사
그 와중에 김정은을 프사로 한 네티즌..

 
"이건 서로 딱 맞아떨어진 거잖아.
승진시키지 않고 단순 작업만 시키려는 회사와, 승진을 바라지도 않고 시키는 일만 하는 직원."

"일에 대한 의욕이 제로인데도 매일 회사에 빠지지 않고 출근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용한 퇴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게 살고 싶었다……."

"뭔가 이거 보고 조금 기분이 가벼워졌다."

"최저 수준의 일만 하면서 최대의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존경한다!"


4. 앞으로의 전망

 
일본 사회에서는 이제, 회사의 성장만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미덕으로 보는 가치관이 서서히 변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삶과 행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동시에, 기업들은 직원들이 의미를 느끼고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혁신이 필요해졌습니다.

'조용한 퇴사'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삶의 우선순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현상입니다.

반응형